詩人 美風 김영국입니다

나의 삶이 詩를 만날 때 그 詩語는 나의 자식이 된다.

2022/11 25

가을이 저만치 가네

가을이 저만치 가네 글 / 美風 김영국 풍요로웠던 가을이 저만치 발걸음을 옮기고 화려하게 불사르던 단풍도 한 잎 두 잎 떨어져 바스락거린다 애지중지 품고 있던 은행알을 다 내어주고 잎마저 떨어뜨린 가로수 은행나무는 앙상한 나목이 된 체 스산한 바람에 몸을 맡긴다 아 ~ 슬프다 가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내준 체 쓸쓸히 내년을 기약하며 체념하듯 발걸음을 재촉한다.

나의 삶 2022.11.22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처럼 글 / 美風 김영국 세차게 불어오는 날파람에 한 잎 두 잎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 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랑했었던 감정이 떨어지는 낙엽처럼 하나둘 바람결에 흩어진다 순수하고 아름다웠던 사랑이 추억 속으로 묻혀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텅 빈 가슴속엔 차디찬 바람살이 나를 울리는 슬픈 눈물이 된다.

나의 슬픔 2022.11.21

자식 농사

자식 농사 글 / 美風 김영국 봄에 씨 뿌려 가을걷이 때 풍작(豊作)이면 농부의 마음이 뿌듯하듯이 애지중지 키운 자식 부모(父母)에게 효도(孝道)하고 윗사람에게 공손(恭遜)하고 타의 모범이 되면 자식 농사 잘 지었다고 부모(父母)의 마음은 흐뭇하다 하지만, 삐딱선에 개차반이면 부모(父母) 마음엔 깊은 시름만 남고 자식 농사 망쳤네 하며 통탄(痛歎)한다. =============================== "삐딱선" 무언가가 못마땅하여 말이나 행동 따위가 비뚤어져 있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개차반" 개가 먹는 음식, 즉 똥을 가리키는 말로, 행실이 더럽고 막된 사람을 욕하여 이르는 말 "통탄(痛歎)" 몹시 안타깝고 한스러운 마음으로 슬퍼하며 탄식함 "

그리움은 잠들지 않는다

그리움은 잠들지 않는다 글 / 美風 김영국 그리움에 메마른 마음 다독여 주고 정답게 미소 짓던 품속처럼 포근한 달이 잠들고 넋 나간 사람처럼 되뇌는 두서없는 얘기 들어주고 위로해 주던 초롱이 빛나던 별도 잠들었다 칠흑 같은 암흑이 흐르고 고요한 적막도 흐르고 낯설지 않은 외로움도 흐른다 밤사이 맺혀있던 이슬이 시간의 고요를 뚫고 조용히 꽃잎에 구른다 흰머리 풀어헤친 새벽 물안개도 눈물로 충혈된 내 눈과 함께 말없이, 말없이 피어오른다.

나의 슬픔 2022.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