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美風 김영국입니다

나의 삶이 詩를 만날 때 그 詩語는 나의 자식이 된다.

여보게 시리즈 22

여보게 (19)

여보게 (19)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더워 더워하던 때가 엊그제였는데 가을이 찾아와 마음은 풍요롭고 여유로운 낭만을 느꼈었지 하지만 입동(立冬)이 지나니 날씨가 겨울로의 질주를 시작해 몸에 한기가 들어 움츠러드는구먼 여보게 겨울이 시작됐으니 젊을 때는 사는 것이 바빠 건강을 돌보지 못했지만 이젠, 나이 들어가매 더 지켜야 하는 것이 건강이네 살면 얼마나 살겠냐마는 죽는 그날까지 자식들에게 폐 끼치지 않고 건강하게 머물다 가는 것이 도리(道理)일세 여보게 이 사람아 내 생각이지만 초년에 자네의 삶은 어리광이었고, 중년에 자네의 삶은 가족들에게 희생이었고, 말년엔 자네의 삶을 사는 것이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삶의 질을 향상해 세상 모든 것 누리다가 오랫동안 내 곁에 머물다 가게..

여보게 시리즈 2023.11.19

여보게 (18)

여보게 (18)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어제 의왕시 고천 백운사 산행을 갔는데 주차하려고 후진하는데 차지붕에서 갑자기 퉁 소리가 나는 거야 차문을 열고 나가보니 실한 알밤이 떨어진 소린 거야 그래서 밤나무 위를 쳐다보니 밤송이가 아람이 벌어졌더군 역시 자연의 섭리(攝理)는 계절을 거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네 여보게 자네 요즘 토라짐이 잦더군 나이 탓인 거야. 계절 탓인 거야. 그러지 말게나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그러나 그저 둥글둥글 살다가 세상사( 世上事 ) 유종의 미( 有終-美 )를 거두면 되지 않나 여보게 풍요로운 계절 가을이 왔으니 맛난 음식 취식( 取食 )하러 다니며 세상 구경하고, 우리 아름다운 추억 쌓으면서 남은 인생 즐겁게 사세나 자식 농사 잘 지어놨으니 뭔 걱정이 있겠나. Au..

여보게 시리즈 2023.09.23

여보게, 초심을 잃지 마시게나

여보게, 초심을 잃지 마시게나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요즘 글 장사가 잘되나 보이 자네 어깨가 하늘을 찌르고, 자네 입엔 건방을 달아 놨더군 여보게, 그러면 안 되네 초심을 잃지 마시게 자네 마음을 가리는 글로 부와 명예를 얻으면 뭘 하겠나 그로 인해, 훗날 자네 자신을 갉아 먹는 좀이 되는 것을 여보게 이 사람아 예전처럼 영혼을 실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자네의 그런 글을 보고 싶다네 우리 소싯적에 만나 진정한 벗의 우정을 나누지 않았나 요즘 자네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에 슬퍼진다네 자네 초심이 퇴색되어 가고 자네 모습이 늪 속에서 허우적거린다네 여보게 정신 좀 차리시게나. 명상음악 - 참회(진소장)

여보게 시리즈 2023.07.29

여보게(17)

여보게(17)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수줍게 피어난 붉은 장미가 반겨주고, 오월의 햇살이 참으로 포근하니 자연의 섭리(攝理)는 역시나 거르지 않구먼 엊그제 자네하고 고속도로를 달려 자네 집에 도착하여 자네 집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끼니때가 늦었길래 서둘러 점심을 먹으려 자네 집 부근으로 갔지만 자네 동네엔 먹을거리가 마땅치가 않구먼 그래서 닭갈비와 막국수를 먹었지 식사 후 새로 이사 온 자네 집에 들어갔는데 문득 자네가 억울하게 가산을 탕진한 일이 뇌리를 스쳤다네 자네 노후를 위해 마련한 집과 세간살이 등등 갑자기 가슴이 아파 숨쉬기가 거북하고, 머리가 띵하니 아파졌다네 자네 집에서 하룻밤 자고 오려고 했는데 자네를 보니 갑자기 심신미약(心神微弱)으로 어쩔 수 없이 서둘러 집으로 왔다네 오는 내내..

여보게 시리즈 2023.05.21

여보게 글쟁이

여보게 글쟁이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글쟁이 혜성처럼 나타났다 바람에 흩날리는 낙엽처럼 사라지지 말게나 진정 무엇을 위해 노력했는가? 사랑을 노래했는가? 이별을 슬퍼했는가? 그리움을 애타게 그렸는가? 못내 아쉬움 속에 세상을 풍자했더란 말인가? 여보게 글쟁이 단 한 사람의 보는 이가 있으면 그것이 기쁨이고 행복함이네 아시는가, 세상은 그리 썩 좋지만은 않네 또한, 그리 나쁘지도 않네 여보게 글쟁이 훌훌 털고 일어나세나 못다 한 이야기가 있지 않나 아름다운 세상 속의 이야기 가슴 속에 묻어뒀던 추억 속의 이야기 우리 신명 나게 이야기보따리나 풀어보세나. "Back to Earth - Your Beautiful Love"

여보게 시리즈 2023.01.07

여보게 (16)

여보게 (16) 글 / 美風 김영국 여보게 자네가 영면(永眠) 한지도 벌써 일 년이 넘었네 밖엔 스산한 동풍(冬風)이 불어 곱게 물들었던 단풍잎이 땅바닥에 나뒹굴고, 동장군(冬將軍)은 제자리를 찾으려 분주하다네 여보게 이 사람아 어찌 그리 매정한가 이승에서의 여망(餘望) 끝내 이루지 못하고, 뭐가 급해 서둘러 북망산(北邙山)을 넘었단 말인가 참으로 슬프고 정신이 멍해진다네 여보게 자네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지만 이젠 어쩌겠나 아름다운 천상(天上) 낙원(樂園)에서 자네가 못다 한 여망(餘望) 이루고, 모진 풍파 견뎌온 이승에서의 恨 화풍(花風)에 날려버리시게 여보게 자네의 해맑은 미소는 내 가슴에 영원히 남아 있다네. 2021, 11, 14 명상음악 - 참회(진소장)

여보게 시리즈 2021.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