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人 美風 김영국입니다

나의 삶이 詩를 만날 때 그 詩語는 나의 자식이 된다.

나의 愛酒 15

한 잔 술을 가슴에 채워보니

한 잔 술을 가슴에 채워보니 글 / 美風 김영국 한 잔 술을 가슴에 채우니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은 아련한 그리움이더라 또 한 잔을 채워보니 그리움이 가슴을 헤집고, 쥐어뜯고, 절규하고, 생채기를 내며, 지랄 발광을 하더라 술이 술을 마시니 이런 말이 생각이 나더라 "가슴속에 묻어둔 그리움도 때론, 행복이 된다," 라는 말이 그 말은 새빨간 거짓부렁이더라 보고 싶어서 죽을 지경인데 심장이 녹아버릴 것 같은데 행복 타령이 나오겠는가 입에 바른 소리였더라.

나의 愛酒 2014.10.13

한 잔 술에

한 잔 술에 글 / 美風 김영국 한 잔 술에 사랑이 있어 참 좋았고 한잔 술에 눈물이 있어 슬퍼지려 하네 한 잔 술에 기쁨이 있어 웃을 수 있었고 한 잔 술에 행복이 있어 하늘을 쳐다보았네 한 잔 술에 세상만사가 내 것인 양 배짱도 두둑했었고 한 잔 술에 우쭐하여 인생을 논하였네 이것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한 잔 술에 모든 시름 훌훌 털어 버리고 가슴 뻥 뚫릴 때까지 마시고 싶을 뿐인데

나의 愛酒 2014.10.10

오랜 친구였던 술을 끊고서

오랜 친구였던 술을 끊고서 글 / 美風 김영국 때론, 마누라보다 가까웠고 때론, 자식보다 가까웠고 때론, 친구보다 가까웠던 술이란 놈을 어느 날 갑자기 나 자신이 초라한 것 같아서 나 자신이 추해진 것 같아서 나 자신이 허무한 것 같아서 무 자르듯이 싹둑 잘라 버렸다 참으로, 힘든 결정을 내린 나 자신이 기특하고 대견스러웠다 그런데, 슬프다 내 주위에 사람이 많다고 자부하고 살아왔는데 술을 끊고 보니 사람이 없더라 만나고 싶어도 만날 사람이 없더라 술잔을 부딪칠 때는 친구였다 술을 끊은 지금은 친구가 아니더라 역시나, 술잔 속에 우정도, 사랑도, 존재하는 것 같다 마지막 한 방울의 술이 술병에서 떨어지면 그만인 것처럼 참으로 씁쓸한 세상이다 새삼, 삶이 외롭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나의 愛酒 2014.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