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5)
글 / 美風 김영국
완연한 봄날은 무르익어가고
(立夏) 입하가 지나
여름의 문이 활짝 열렸다네
여보게
자네, 내게, 서운한 감정이 있으신가?
하루에 한 번은 내 집에 들르시던 자네가
발걸음을 뚝 끊고 오질 않으니
무슨 연유이기에 그러시는가?
내가 자네에게 서운한 말을 하던가?
자네 비위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던가?
그런 일이 없잖은가
그런데, 왜
과문불입(過門不入) 하시는가
너무도 서운하고 야속하다네
사람이 하루에도 수십 번
마음이 변한다고 해도
자네, 그러시면 안 되네
여보게
소문을 들으니
자네, 요즘 재물과 명예를 얻으려고
혈안이 돼 있다지
이 사람아
자네는 겸손부터 배우시고,
타인을 배려하는 美德을 쌓아야 하네
그리고, 먼저 인간이 되시게나
재물과 명예는 그다음 순서라네
"과문불입(過門不入)"
친한 사람의 집 문 앞을 지나면서도
들르지 아니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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