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탁란(托卵)글 / 美風 김영국스스로 둥지를 틀지 못하고 알도 못 품는 얄미운 뻐꾸기붉은머리오목눈이의 둥지를 기웃거리다가오목눈이 어미 새가 잠시 출타한 틈을 타잽싸게 알을 낳고 유유히 사라진다그런 줄도 모르는 오목눈이 어미 새는 정성을 쏟으며 알을 품는다이윽고, 뻐꾸기알이 먼저 부화하고 오목눈이 알이 점차 부화한다더 잔인한 것은 뻐꾸기 새끼가 부화하지 못한 오목눈이 알과부화한 오목눈이 새끼들을하나둘 밀어서 둥지 밖으로 떨어트리는 것이다오목눈이 어미 새는 의아해하면서도혼자 남은 뻐꾸기 새끼를 애지중지 먹이며 키운다어느새 뻐꾸기 새끼는 오목눈이 어미 새보다 덩치가 커지고오목눈이 어미 새는 먹이를 잡는데 더 열을 올린다이윽고 성체가 된 뻐꾸기 새끼는 오목눈이 어미 새의 길러준 은혜를 저버린 채 날아가 버린다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