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禁煙)
글 / 美風 김영국
식후 연초(食後 煙草)는 불로장생(不老長生)이라는
불연(不煙) 하면,
조실부모(早失父母)하고 노상 객사(路上 客死)한다는
얼 두당도 없는 말을 명심하고 사십 년을 애연했다
참으로 장한 짓을 한 것은
아마도 지구 몇 바퀴를 돌았을 담배 개비 수를
입으로 주야장천(晝夜長川) 빨았다는 것이다
입안에 썩은 내가 진동하고, 이빨이 누레지도록
이처럼 장한 짓을 했는데 전매청에서는 상 안 주나?
또한,
잠에서 깨어 해장으로 한 대 피우고
밥 먹고 진하게 빨아 댕기고
화장실 갈 때
술 마실 때
스트레스 팍팍 받을 때
항상 주머니 속에 대기했던 내 친구 담배
이젠,
안녕을 고해야겠다
양치질해도 입안이 개운치 않고,
몸에서 역겨운 담배 냄새난다고
주위 사람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이 짜증 나고,
나를 더 열 받게 하는 것은
담배 피울 곳이 점점 없어진다는 것이다
아무 데서나 피우면
여지없이 벌금 스티커 발부
내 돈 들여가며 세금 왕창 내는데 푸대접받으니
내 더러워서 사십 년 친구와 절교할 수밖에 없다
잘 가거라 내 친구야
다시는 너를 반겨 맞아주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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