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風 김영국
2016. 1. 20. 03:01
호떡 한 개의 추억
글 / 美風 김영국
형은, 6학년
나는, 1학년
나는 수업이 끝났고
고학년인 형의 수업이 끝날 때까지
운동장 귀퉁이에 있는
그네를 타면서 형을 기다린다
한참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형의 모습이 보인다
"국아 많이 기다렸지." 하면서
형은 나를 안아준다
"형 배고프다 빨리 집에 가자"
형은 내 손을 잡고 집으로 향한다
집으로 가는 길목에 호떡집이 있었다
배도 고프고 아주 맛있어 보여
엄마가 아침에 준 10원으로 호떡 한 개를 샀다
아껴먹어야지 하면서 손에 쥐고 집으로 향한다
형이 조금만 달랜다
조금 뜯어준다
형은 빨리 먹고 또 달랜다
그러기를 수차례 결국 남아 있는 것은
호떡을 쌌던 빈 봉지뿐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다 뺏어 먹었다고 엄마한테 이를 거야" 하면서
집으로 뛰어갔다
마침 엄마가 계셨다
나는 엄마한테 일러 버렸다
형은 엄마한테 무지하게 혼났다
나는 형한테 화풀이로 무지하게 맞았다
그날 이후로 형이 내 것을 뺏어 먹어도
나는 엄마한테 이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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